다른 블로그에서 씨앗 전쟁 또는 종자 전쟁에 대해서 이야기를 다루어 보았습니다. 한반도에서 유출된 종자로 대표적인 예가 수수꽃다리라는 한국 이름의 라일락이 미국인에 의해 미국으로 넘어가 현지에서 육종 단계를 거쳐 미스김 라일락이라는 이름으로 현지 정원수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예가 있더라구요.
위 사진은 오늘 서울대공원에 가서 테마 랜드에 입장하여 산책을 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하여 찍은 사진입니다. 실제로 미스김 라일락을 눈으로 본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라일락은 길거리에서 꽤 큰 꽃나무인데 여기 서울대공원에 있는 이 라일락은 왜 이렇게 왜소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아름다운 이야기로 마무리 하기에는 숨은 이야기가 불편한 진실을 안고 있습니다. 왜냐 하면 총성없는 전쟁 또는 소리없는 전쟁으로 일컬어 지고 있는 씨앗 전쟁, 종자 전쟁의 한 단면이기 때문입니다.
총성없는 전쟁, 소리없는 전쟁, 씨앗 전쟁, 종자 전쟁
제목을 '몬산토와 인도 농부의 슬픈 이야기_무엇이 진실일까?'으로 만들어 보았는데요. 전세계의 종자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거대 기업 몬산토는 환경에 강한 종자를 개량해 왔습니다.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유전자 변형 식물 또는 유전자 변형 종자를 말합니다. 이 유전자 변형 식물은 가뭄에 강하던지, 특정 병충해에 강하던지 하는 유전적 특징을 인간의 개입으로 조정하는 것입니다. 신의 영역으로 들어선 것이지요. GMO라고 불리우는 산업 분야입니다.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의 약자인데 한국어로 풀어 보면 '유전적으로 변형된 유기체'입니다. 몬산토는 이 GMO 종자중에 인도에 GMO 면화 종자를 판매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의 일입니다. 세계적으로 면화 생산을 주도하는 나라는 중국이 1위이고, 그 다음이 인도입니다. 생산량에 있어 거의 비등비등합니다. 인도에서 이 면화종자가 문제가 된 경우가 있었는데, 면화 수확량이 저조와 그 다음해에 그 면화 씨앗을 파종했을 때, 싹을 틔우는 비율이 현격하게 떨어짐에 따라 인도의 많은 면화 농부가 큰 부채를 짊어지게 되었고, 이를 비관하여 많은 농부가 자살을 선택하였다는 슬픈 일이 있었습니다.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GMO 종자의 폐해를 다룰때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예입니다. 몬산토에서는 이의 일에 대해 몬산토가 공급한 GMO 종자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을 하였습니다. 이 보다는 다른 이유로 인해 농부의 자살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을 하는데 그 주장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면화 작물을 많이 하는 주별로 어느 주는 금융시스템이 발전하여 대출이 잘 이루어지는데 어느 주는 금융 시스템이 좋지 않아 대출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데, 대출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주의 자살율이 더 높게 나타난다고 하면서, 종자의 문제가 아닌 금융 시스템의 문제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이 슬픈 이야기의 이면에는 역시 종자가 등장을 합니다. 인도 고유종의 면화 종자보다는 몬산토가 GMO 작물로 만들어낸 신품종 종자가 더 많은 생산량을 거두게 한다는 점으로 광고를 하였을 것이고, 이를 인도의 많은 농부들이 흥미를 갖고 구매를 하여 파종을 하였을 것이며, 더 높은 수익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하였고 이에 따라 부채를 안게된 많은 농부가 생을 스스로 정리하는 결과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귀족 포도인 샤인 머스캣은 어느 나라 종자?
오늘 마트에 가 보았을 때에 많이 보이는 과일은 거의 외국산 과일이었습니다. 항상 가장 많이 판매를 하는 것은 바나나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바나나를 보았을 때의 가격보다 지금의 가격이 더 싼 것 같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한 지 참 궁금해지 네요. 바나나 판매대 옆에는 뉴질랜드산 키위가 산더미처럼 쌓인 상태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 고유 과일이라고는 노란 참외와 푸른 빛의 수박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 가격이 너무 비싸서 감히 살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수박은 거의 2만원, 참외는 중간 크기 4개가 만원이었습니다. 에라 안먹고 말지 하고 눈길을 바나나로 돌려서 7~8개 바나나 송이를 3000원에 구매했습니다. 아직 포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요 근래에 아주 광풍이라고 할 만큼 유명해진 포도가 있습니다. 샤인머스캣이라는 포도이지요. 투명한 그린색의 굵은 알을 자랑하는 샤인머스캣! 처음 먹어 보았을 때에는 그 맛이 좀 아리송송했었습니다. 확 다가오는 맛이 아니라 은근히 안겨오는 맛이었습니다. 포도라고 하면 거의 검은 빛의 알알이를 입안에 넣었을 때 강력한 단 맛으로 혀를 자극할 것을 기대하는데 이 샤인머스캣은 그 기대를 한방에 무너뜨리더군요. 그러면서도 그 식감이 매우 풍부하고 단 맛은 적당한 정도로 천천히 맛을 내어 주는것이 묘한 매력을 느꼈었습니다. 이름이 샤인머스캣이라고 하여서 어디 중남미 어느 국가에서 재배되어 수입하여 판매를 하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 포도에도 소리없는 종자 전쟁의 이면을 달고 있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옆나라 바로 일본에서 육종 개발된 신품종의 포도였습니다. 일본이 농산물의 육종 산업에서 굉장히 강한 면모를 갖고 있습니다. 씨없는 수박으로 유명하신 우장춘 박사님도 일본에서 육종 공부를 하셨으니까요. 그런 일본이 이 샤인 머스캣을 만들어 놓고는 실수를 하나 했습니다.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면 품종 등록을 하여야 하는데 자국내에만 등록을 하고 해외에서는 하지 않는 바람에 해외에서 이 포도를 재배하여도 로열티를 요구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농부들도 이 포도를 많이 재배하는데 일본에 한 푼의 로열티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양심상 좀 꺼림칙한 일입니다만 산업 분야이다 보니 상대방의 실수도 철저히 내 중심으로 이용할 줄 알아야 겠지요. 일본은 자신들의 실수로 종자 전쟁에서 1패를 기록하게 된 것입니다. 일본도 일본이지만 우리 스스로도 이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