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송정 푸른솔이 늙어 늙어 갔어도 한줄기 해란강은 천년두고 흐른다. 지난날 강가에서 말달리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 곳에 거친 꿈이 깊었나. 용주사 우물가에 저녁종이 울릴때 사나이 굳은 마음 길이 새겨 두었네 조국을 찾겠노라 맹세하는 선구자 지금은 어느곳에 거친 꿈이 되었나. 우리나라의 가곡인 선구자의 가사입니다. 가사의 첫부분인 '일송정 푸른솔이 늙어 늙어 갔어도'에 흥미가 생깁니다. 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샛길로 빠져서 일송정 푸른솔이 어떤 솔인지 한번 살펴 보고 제길로 돌아가겠습니다. 일송정(一松停)은 중국 연변의 조선족 자치주의 용정시 서쪽 방향에 시에서 3km 떨어져 있는 비암산의 정상에 서 있는 정자입니다. 원래는 이 산 정상에 푸른 소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고 합니다. 그 나무의 모양이 정자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좀 더 설명을 덧붙여 보면 일제 강점기에 용정시는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들이 활동을 하던 장소이었으며, 산 정상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이 일제 강점기의 시절에 독립 운동을 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그 소나무가 독립 의식을 고취하던 상징이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산 정상의 소나무는 1938년에 일제가 일부러 말려 죽였다고 합니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입니다. 언젠가는 이 한맺힌 인연 일송정에서 한잔 술로 날려 보내기를 기대해 봅니다. 여기서 굳이 일송정을 꺼내면서 소나무를 다루는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어린 시절 기억 속의 교실창 밖의 소나무
제 어릴적 기억에 한 겨울날에 고향의 시골 초등학교 시절에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자면 창 밖으로 바로 옆의 동산이 보였더랬습니다. 그 동산에는 작은 덩치의 제가 보기에는 멋두러진 소나무들이 잔뜩 있었고, 그 높은 소나무 가지에는 한겨울이다 보니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는 경우가 아주 많았습니다. 그 높다란 소나무의 소복한 눈은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그 가지에서 우수수 아주 멋지게 눈발을 날리면서 땅으로 떨어지곤 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멋있다 보니 선생님들도 저희가 우와 하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에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고 같이 그 모습을 즐기곤 하셨죠. 지금 생각해 보면 다시 그 시절로 그냥 무작정 돌아만 가고 싶습니다. 그 소나무는 학교 뒷편 동산에도 그리도 많이 있었는데 지금 가끔 시골에 가서 뒷동산을 돌아 보면 그 많던 소나무는 한 그루도 보이지 않고 활엽수로 가득 차 있는 모습만 마주하고 돌아오곤 합니다. 옛기억 속에서나 찾아 보는 수 밖에 없나 봅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사실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소나무 식생대가 점점 옅어지고 있어요
업무 목적으로 가끔 지방으로 가는 경우가 있는데 30여전 전에 군대 휴가를 마치고 돌아 가는 과정에서 보던 산들에는 아래부터 시작하여 산 정상까지 모두가 소나무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길로 그대로 지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산자락에서 보여지는 소나무의 밀집도가 예전과 같지 않고 활엽수가 더 많이 우점종으로 자리 잡고 있는 지역도 아주 많이 마주치곤 합니다. 산림 자원부나 임업과는 관련이 없기는 하나 우리 나라 민족의 역사와 함께 수천년을 함께한 바로 그 소나무가 이전과는 다르게 많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쉽게 알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고 있는 것일까요?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기후대는 온대성 기후입니다.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으로 삼일은 춥고 사일을 따뜻하다인 전형적인 온대성 기후대로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이 뚜렷하게 구분이 되는 살기 좋은 금수강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는 만큼 지구의 온난화 현상은 대한민국의 산림 식생대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는 중입니다.
그 대표적인 산림 식생대의 수종은 다름 아닌 소나무입니다.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으로 인한 피해도 매우 크지만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식생대 변화에는 미치지 못할 정도로 아주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온난화 현상으로 온대성 기후에서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 가면서 산림 지역의 온도 변화는 소나무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나무가 우점종이었으나 이제는 활엽수의 대표 수종인 떡갈나무나 상수리 나무 등이 우점종으로 그 영역을 점점 넗혀 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반갑지는 않습니다. 그냥 일상의 생활에서 눈만 돌리면 그 자리에 있는 소나무가 점점 시야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뭔가 잃어 버리고 있는 것 같기만 해서 못내 아쉬운 것입니다. 정부의 산림자원부에서는 이런 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식생대의 변화에 맞춰 산림의 변화를 의도적으로 모색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아열대성 기후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신품종 소나무의 육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 같습니다. 소나무는 내구성이 매우 튼튼해서 건축 자재로서 활용가치가 매우 큰 나무인데 그 가치를 이어 받을 수 있는 신품종 소나무를 개발하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소나무 품종 개발이 필요해요
비록 우리나라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 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겨울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면서 혹한의 날씨를 선사해 주고 있습니다. 겨울철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것도 여전히 많습니다. 한 여름에는 이제 영상 35도를 넘는 것은 일상의 다반사이고 머지 않아 40도를 녀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름철의 혹서와 겨울철의 혹한을 두루 두루 겪어 이겨내야 하는 우리나라의 나무들은 참 대단합니다. 단지 봄, 여름, 가을의 일자가 점점 더 길어지게 됨에 따라 전통적인 소나무의 식생에 무리를 일으키고 있으니 이의 변화에 뛰어난 적응력의 새로운 소나무 육종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 소나무가 빨리 육종이 마무리되어 다시 푸르른 소나무 강국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