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살았습니다. 저희 말로는 촌놈이지요. 촌에서 살다가 학교를 서울으로 오게되어 그 때에서야 처음으로 서울 생활을 시작했으니까 주위 친구들이 촌놈이라고 가끔 놀리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서울 생활에서 조금 벗어나 수도권 생활을 하고 있는데 천천히 어렸을 적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집은 경기도, 직장은 서울이다 보니 출퇴근이 정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지하철을 타야 하니 아침 잠이 많은 저로서는 곤욕입니다. 거기다가 퇴근 시간에는 왜 그리도 사람이 많은지, 정말 지옥철 말 그대로 그 생활을 지금 몇 년째입니까? 이제는 한적한 시골의 삶이 저의 로망이 된지 한참이 지났습니다. 하하하. 오늘은 지난 7월 초에 시골집에 갔다가 촬영한 집 주변의 식물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사진이 굉장히 많아서 두차례에 걸쳐서 소개를 할까 하니 천천히 즐겨 주세요. 특히 도시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잘 보시고 캠핑 가시거나 했을 때 비교를 잘 해보세요
이것 저것 다 있어요. 채송화, 파, 까마중, 둥글레, 우슬 등 등 등
집의 바깥 마당을 거처 대문을 거쳐 안마당으로 들어서면 수돗가 조금 지나서 광이 있고 그 광옆에는 집 옆 텃밭으로 나가는 작은 문이 있습니다. 그 문도 오래되서 덜그럭 덜그럭 거리면서 언제 떨어질 지를 모르던 아주 오래되고 낡은 문이었었는데 막내 동생이 이 것 저 것 공구를 총동원에서 이번에 튼튼한 문으로 바꿔 놓았더군요. 그 문을 지나서 바깥의 텃밭으로 가는 길목에는 어머니가 소일거리로 가꾸어 놓은 정멀 자그마한 밭이 있습니다. 그 밭을 자 소개해봅니다.
숨은 그림 찾기 한번 해 볼까요? 이 사진 속에서 보이는 풀떼기 중에 아는 풀이 있으면 주욱 열거해 보세요. 저는 그냥 제가 아는 것들이니 그냥 우리 어머니의 손길이 아침 저녁마다 들어간 이 풀떼기들이 그냥 하나의 풀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제게도 어머니의 손길이 다 보입니다. 아래에서 윗방향으로 가면서 이름들을 말해 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밑에서 보이는 풀떼기는 채송화( 菜松花, Rose Moss )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제 주위에서 쉽게 보았었던 지라 당연히 우리나라 토종 식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좀 조사를 해보니 남미가 원산지라고 합니다.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을까요? 잠깐 네이버 클로버 x한테 물어 보니깐 18세기에 유럽과 아시아의 교배종이 한국에 소개되었다고 가르켜 줍니다. 일조량에 따라 꽃이 피기 때문에 전세계 각국가 별로 꽃이 피는 시간대가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영국에서는 오전, 파키스탄에서는 오후라고 합니다. 그럼 우리나라에서는 몇 시쯤일까요? 제 기억으로는 오전 10시경쯤 되는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는 빨간 채송화만 기억이 나는데 이제 보니 하얀색, 노란색, 진분홍, 빨강 등 색깔이 다양하네요.
다음은 채송화가 무겁기 이고 있는 두둑속에 가지런히 잘 놓여 있는 파입니다. 보아하니 대파는 아니고 중파 정도로 자라날 것 같습니다. 가지런한 건 맞는데 좀 어지럽게 놓여 있습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뿌리를 내리면서 자리를 잡아가면 질서 잡힌 모습으로 잘 자라 나갈 것입니다. 항상 그렇더라구요. 파의 옆에는 수박 껍데기가 보입니다. 퇴비장이 없어지는 바람에 식재료가 남거나 껍데기 같은 것들은 저렇게 텃밭 주변에 그냥 던져 놓습니다.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썩어가면서 땅에는 영양분을 제공하는 퇴비 역할을 합니다. 그 옆에는 까마중이 보이네요. 까마중이 뭔지 모르시는 분들도 정말 많을겁니다. 까마중은 열매가 까맣게 익고 달작지근한 맛이 나는 콩과 같은 모양의 열매를 말하는데 이게 곧 풀 이름이기도 합니다.
열매가 위 사진 모양입니다. 저도 어렸을 적에 많이도 따 먹은 기억이 납니다. 그냥 재미로 먹는 것인데 그리 맛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냥 재미였지요. 하하하. 그런데 저 위 사진에서 위 열매를 맺는 풀을 찾을 수 있으려나 싶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이 못 찾으실거예요. 바로 그 까마중 옆에는 아주 작게 나와 있는 둥글레가 보입니다.
사실 이 둥글레가 차로 유명해지면서 알게 된 풀이기는 합니다. 산에 가면 그냥 발에 걸리는게 이 풀인데 이 풀의 뿌리가 차로 유명해 질 줄을 전혀 몰랐습니다. 구수한 맛이 일품이기는 합니다. 동네 어르신 들도 가끔은 이 둥글레 뿌리를 채집해서 말리고는 여름보다는 겨울철에 따뜻하게 우려내서 먹었던 기억은 납니다. 그런데 이게 한국을 대표하는 차로 성장할 줄이야!!! 바로 아래로는 위 까마중의 풀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 풀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바로 우슬입니다. 우슬(牛膝, 쇠무릎)이란 소의 무릎이란 뜻을 같고 있습니다. 마디와 마디 사이가 약간 톡 튀어 나왔는데 이게 소의 무릎처럼 모양이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저는 왼쪽의 무릎이 항상 시려서 고생을 좀 하는 편입니다. 겨울에는 아주 찬바람이 알아서 불어 주어서 무릎 담요 없이는 겨울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저같은 사람에게는 좋다고 알려진 우리 토종 식물 우슬입니다. 저에게는 그냥 제거해야만 하는 아주 귀찮은 잡초에 불과했었는데 그래도 인간에게 이롭게 씌여지는 소중한 우리의 토종 식물입니다. 소중히 아껴야 하기는 하는데 자리를 잘 못 잡아 밭이나 집 근처에 있게 되면 바로 제거 대상이 되어 버립니다. 저 위 사진의 우슬도 저희 시골집 담벼락과 흙바닥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자라나는 것이라서 눈에 보이는 즉시 제거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저희 어머니가 그냥 놓아 두셨네요. 저도 뭐 딱히 제거해야 겠다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아서 그냥 놓아 두었습니다. 여기 한가지 더 흥미를 돋구는 것이 있습니다. 시골에서 생활을 하게 되면 들녁을 자주 뛰어 놀게 되는데 한참을 놀다가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바지를 보면 아주 난장판이 따로 없습니다. 왜냐 하면 온갖 풀 열매들이 다닥 다닥 붙어 있거든요. 저희가 도깨비 풀이라고 부르는 것들인데 세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우슬의 열매입니다.
위의 담벼락 옆 우슬이 더 자라면 바로 위와 같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근데 이 열매가 톱니같은 게 있어서 옷에 아주 잘 달라 붙습니다. 그럼 제거할려고 손으로 하나 하나 떼어 내게 되는데 바로 그 자리에서 버리게 됩니다. 그럼 바로 그 자리가 이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장소가 되는 것이지요. 바로 번식을 위해서 만들어진 진화의 결과입니다. 아주 영악한 진화의 결과아닐까요? 생산성 높은 번식 방법. 자아 오늘은 여기까지가 1탄입니다. 2탄에서는 이 것에 이어서 또 여러가지의 우리집 주변의 풀떼기 소개해 드릴께요